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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terview②] 외국인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 “한국생활 17년차…상대방 상처주는 악플문화 안타까워”

조인어스코리아 2020. 2. 21. 11:20



양천구 소재 ‘국경없는 언어문화 나눔 NGO’ 조인어스코리아는 최근 ‘조인터뷰(Jointerview)’를 통해 한국사회의 또 다른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외국인 인플루언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2주간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씨와 일리야 벨랴코프 씨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방송계의 어려움과 한국문화 적응기, 외국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들어본다. 해당 인터뷰는 일부 편집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러시아 출신의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2003년 어학연수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2017년 정식 귀화했다. JTBC <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JTBC <썰전>, MBC <해피타임>, 아리랑TV <Bring It On> 등에 잇달아 출연했으며, 국내에서는 의료통역사이자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12년에 삼성전자를 나와 프리랜서로 일했는데, 러시아인들의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이 한참 높았던 2013년과 14년에 지방 병원 국제진료소에서 의료 통역 일을 하던 친구의 소개로 1년 반 정도 통역 일을 했다. 당시 통역이 주된 업무는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의료통역사로서 일했던 경험은 전문적인 의료 용어 습득과 함께 한국어와 러시아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리야에게 토종 한국인 못지않은 유창한 실력의 한국어 비법을 묻자, “그때는 교재를 외우는 것이 전부였다”고 웃어보였다. 1단계로 교재를 외우며 원어민과 대화를 하고, 2단계로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친구들과 자주 만나 실생활에서의 자연스러운 언어를 익혔다고 했다.


특히 일리야는 궁극적으로 유머를 배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머스러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단계가 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 귀화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 귀화라는 결정이 중요하지만 중대한 결정은 아니었다”며 “귀화는 법적인 절차일 뿐이지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거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귀화 결정에는 비자 문제가 큰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한국 내 외국인의 비자 갱신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비자를 연장하거나 등급을 상향하기 위해서는 1년에 4억 원 이상의 수익이 있거나 한국에서 박사 과정 이상을 밟고 있거나 대통령 표창장이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고 했다. 결국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본인의 일, 친구 등 생활의 전부가 있는 한국에 오래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귀화를 결정하게 됐단다.


올해로 한국생활 17년차. 그간 그가 경험한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한국인들은 정확하게 ‘No’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자면, 은행에서 카드 하나를 만들어도 “카드를 만들 수가 없어요”라고 말해도 될 것을 완곡한 표현으로 지나치게 돌려서 말을 하면 답답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란다. 외국인 입장에선 솔직하게 ‘No’라고 말하는 게 훨씬 더 편할 것 같은데 말이다.


또 그가 처음 한국에 왔던 2003년보다는 크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배려 문화가 부족하고,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통화하거나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에 먼저 타거나, 지나치며 어깨가 부딪혀도 사과하지 않는 등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는 일부 한국인들의 태도에 외국인은 당황스럽고 매너가 없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방송인으로서 느끼는 한국 사회의 악플 문화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개인 방송이나 TV 방송에서 압력을 견디지 못해 방송활동을 그만둔 친구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연예인조차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 한국 특유의 잔인한 악플 문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리야는 자신처럼 방송인을 꿈꾸는 외국인들에게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악플에 대한 대응이 다 다를 수 있으므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방송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주목을 받는 등 화려해 보이는 방송인의 삶에도 이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어스코리아는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관광객·유학생·근로자·결혼이주민자 등 다양한 계층과 문화의 사람들이 한국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자 ‘열린 한국어 교실’, ‘JOINUS WORLD(온라인 다국어 지식교류 플랫폼)’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강혜미 기자 (gsyck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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